로스앤젤레스(LA)의 역사와 경제 – 꿈의 도시를 만든 비밀
우리가 흔히 LA라고 부르는 로스앤젤레스는 1781년 스페인 식민지 시절, '엘 푸에블로 데 누에스트라 세뇨라 라 레이나 데 로스 앙헬레스'라는 이름으로 캘리포니아주 남부에 작은 마을이 세워진다. 로스앤젤레스라는 이름은 '천사들의 여왕, 우리의 성모의 마을'을 뜻하며, 여기서 Los Angeles(천사들)라는 도시명이 유래한다.
영화, 무역, 기술, 패션 등 다양한 산업이 융합된 글로벌 도시 LA는 많은 사람들이 '영화의 도시',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으로만 알고 있지만, 사실 그보다 훨씬 복합적인 경제 구조를 가진 도시다. LA의 역사와 경제를 살펴보면, 왜 이곳이 '꿈의 도시'로 불리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1821년, 멕시코가 독립하면서 LA는 잠시 멕시코의 도시가 되었지만, 1848년 미국-멕시코 전쟁이 끝난 후 LA는 미국 땅으로 편입된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도시 개발이 시작된다.
20세기 초, LA 근처에서 대규모 석유가 발견되면서 이 도시는 빠르게 성장할 기회를 얻게 된다. 당시 넓은 토지와 산업혁명의 여파 속에서 철도 산업이 빠르게 확장됐고, 석유와 철도는 LA를 급성장시키는 핵심 동력이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몰려들며, LA는 '기회의 도시'로 부상하게 된다.
많은 이들이 LA의 상징으로 할리우드를 떠올리지만, 사실 영화의 시작은 이곳이 아니었다. 영화는 1895년 프랑스 파리에서 뤼미에르 형제에 의해 처음 제작되었다. 이후 영화 산업은 독일로 이어졌고, 1910년대에는 독일 포츠담의 작은 마을 바벨스베르크에 영화 스튜디오가 세워지며 활기를 띠게 된다. 특히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 카메라 기술이 발전하며 독일 영화 산업은 전성기를 맞이한다.
하지만 1933년, 나치 정권이 들어서면서 영화는 정치 선전 도구로 이용되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많은 영화 관계자들, 특히 유대인 출신 감독과 제작자들이 독일을 떠나 LA로 이주하게 된다. 이들이 몰려오면서 LA 영화 산업은 급격히 성장하게 되었고, 햇빛이 풍부하고 기후가 온화한 LA는 영화 제작에 최적의 도시로 자리 잡는다. 결국 LA는 '세계 영화의 수도'로 불리게 된다.
지금도 LA는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영화, 방송, 음악 산업이 도시 경제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세계 최대 영화사와 제작사들이 이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과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같은 글로벌 콘텐츠 역시 이곳에서 탄생했다.
LA는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도시만은 아니다. 이곳은 미국 최대 무역항인 로스앤젤레스 항구(Port of LA)를 통해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중요한 물류 거점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 한국, 일본과의 무역이 매우 활발하다. 덕분에 LA는 미국 서부 최대의 국제 무역 도시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LA 서부 지역, 이른바 실리콘 비치(Silicon Beach)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스냅챗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LA에 대규모 지사를 세우며, 실리콘 비치는 기술 스타트업의 신흥 중심지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테크, 게임, 콘텐츠 스타트업들이 활발히 생겨나며 LA 경제는 점점 더 다변화되고 있다.
관광 산업 역시 빼놓을 수 없는 LA의 강점이다. 연중 온화한 날씨, 아름다운 해변, 풍부한 관광 명소까지—할리우드 사인, 산타 모니카 해변, 유니버설 스튜디오, 베니스 비치, 그리피스 천문대 등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명소들이 가득하다. 매년 수천만 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그런데 정말 신기했던 건, 이렇게 부유하고 활기찬 도시 곳곳에 왜 이렇게 홈리스가 많은지였다. 길거리 벤치마다 홈리스들이 자리를 잡고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중앙역 근처에서 만난 한 홈리스에게 궁금한 마음에 물어봤다. 그런데 그의 대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난 원래 뉴요커야.근데 뉴욕은 너무 추워서 가을, 겨울은 못 견디겠더라고. 그래서 LA로 장기여행을 온 거지. 여기서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면 다시 뉴욕으로 돌아갈 거야. 사실 난 뉴욕이 더 내 스타일인데, 겨울엔 절대 안 돼. 추운 건 딱 질색이거든."
그가 마치 LA의 벤치를 전세라도 얻은 듯, 간단한 살림이 담긴 가방 하나를 들고 자신의 ‘집’을 만든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LA의 따뜻한 날씨는 정말 이런 사람들에게조차도 매력적인 곳이구나.
한편, LA는 패션 산업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미국 내 5대 패션 허브 중 하나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로데오 거리를 걷다 보면, TV에서 보던 연예인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특히 유럽이나 독일 연예인들과는 달리, 미국 연예인들은 정말 ‘자신을 꾸미는 것’에 진심인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스타일을 즐기고, 스스로를 표현하는 문화가 이 도시를 더욱 다채롭게 만드는 것 같다.
그리고 항공우주 산업도 강세를 보인다. 보잉, 노스럽 그러먼 같은 글로벌 기업이 LA에 본사를 둔다. UCLA, USC 등 세계적 명문 대학도 이 도시에 위치하며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기관이 된다.
서울과 LA를 비교해 보면 인구와 면적에서 차이가 크다. LA는 약 400만 명이 거주한다. 인구는 서울의 3분의1 수준인데 면적을 보자면 서울의 두 배에 해당하는데, 사이즈는 약 1,302 km²이다. 좁은 면적에 높은 인구 밀도를 가진 서울과 다르게 LA는 넓은 도시 구조 속에서 인구가 분산되어 있다. 서울은 고층 아파트가 밀집된 대중교통 중심 도시라면, LA는 단독주택과 자동차 문화가 중심이라 돈 있는 분들은 버버리힐즈라는 곳에 주택에서 거주하는 걸 선호한다.
스페인 식민지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해 지금은 세계 경제와 문화를 선도하는 도시로 성장한 LA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으로 출발했지만, 무역, 기술, 교육, 패션, 관광이 함께 발전하며 복합 경제 도시로 자리 잡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LA는 진화하고 있는것 같다.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도시 LA는 꿈을 좇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도시 같아 보였다.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도시,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찾는다.
로스앤젤레스(LA) 관광지 TOP 10
1. 할리우드 사인 (Hollywood Sign)
LA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다.
그리피스 파크 언덕 위에 세워진 대형 간판은 LA 여행의 필수 포토존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2.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 (Universal Studios Hollywood)
영화 세트장과 놀이공원이 결합된 LA의 대표 명소다.
해리포터, 트랜스포머, 미니언 등 인기 영화 속 세상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다.
스튜디오 투어가 가장 인기가 많다.
3. 산타 모니카 해변 (Santa Monica Beach)
LA를 대표하는 해변이다.
산타 모니카는 놀이기구, 레스토랑, 쇼핑이 함께 있는 복합 공간이다.
붉게 물드는 일몰이 특히 아름답다. 취미가 여행인 내가 어릴때부터 정말 많은 곳들을 다녀보았지만 아직까지 LA처럼 하늘색이 이쁜 도시는 못본것 같다. 가끔 운이 좋은날 하늘색이 이쁜 게 아니라 정말 매일매일 해가 질 때쯤 LA의 노을은 압도적이다.
4. 베니스 비치 (Venice Beach)
자유롭고 예술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해변이다.
거리 공연, 스케이트 파크, 머슬 비치 등 개성 넘치는 볼거리가 이어진다.
이국적인 거리 문화가 살아 숨쉰다.
5.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Hollywood Walk of Fame)
세계 스타들의 이름이 새겨진 별이 거리를 따라 이어진다.
TCL 차이니즈 극장, 돌비 극장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인기 명소다.
관광객들이 LA에서 가장 많이 찾는 거리^^
6. 로스앤젤레스 중앙역 (Union Station)
LA 교통의 핵심 거점이다.
스페인풍 건축 양식이 돋보이며, 고풍스러운 역사와 현대식 교통 시설이 어우러진다.
기차, 지하철, 버스 모두 연결되는 교통 중심지다. 개인적으로 중앙역이 LA에서 가장 맘에 들었음^^
7.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LACMA)
LA 최대 규모의 종합 미술관이다.
‘Urban Light’라 불리는 가로등 조형물이 대표 포토존으로 유명하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8. 다운타운 LA (Downtown LA)
LA의 경제와 문화 중심지다.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브로드 미술관, 그랜드 센트럴 마켓, 리틀 도쿄가 이곳에 있다.
고층 빌딩과 스트리트 아트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9. 코리아타운 (Koreatown)
LA 한인 문화의 중심이다.
한국 음식점, 카페, 노래방, 대형 한인 마트가 밀집해 있다.
밤늦게까지 활기가 넘치며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다.
10. 로데오 드라이브 (Rodeo Drive)
세계적인 명품 거리다.
샤넬, 구찌, 루이비통 등 고급 브랜드 매장이 가득하다.
영화 ‘귀여운 여인’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며 쇼핑과 산책 모두 즐길 수 있음.
여행했던 곳들을 나라별로 정리하다 보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내 기억의 퍼즐을 맞추는 기분이 든다. 특히 LA는 신랑과 단둘이 다녀온 여행이라 더 여유로웠고, 그래서 도시를 더욱 꼼꼼하게 들여다보며 느긋하게 쉴 수 있었기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내가 여행했을 당시와 달리, 최근 캘리포니아 산불 이후 LA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상승으로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지중해성 기후로 겨울엔 비교적 온화하지만, 건조한 날씨와 적은 강수량, 여기에 강풍까지 더해져 이번 산불 피해는 역대급이었다. 3년 후 열릴 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생기진 않을지 살짝 걱정도 되지만, 슬기로운 캘리포니아 정부가 잘 수습해 나가리라 믿어본다.
아무리 산불이 LA를 휩쓸고 갔다 하더라도, LA만의 푸른 하늘, 자유로운 거리,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찾을 수 있는 특별한 영감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변함없이 존재할 것이다.
할리우드 거리를 걷다 보면 영화 속 장면이 현실이 되는 듯한 착각이 들고, 어쩌면 나도 그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 바로 LA가 아닐까 싶다.
햇살 좋은 해변을 따라 걷는 것도 좋고, 분주한 다운타운에서 새로운 맛을 찾아다니는 것도 정말 즐겁다.
특히 LA 한인타운에서 먹었던 음식들은 한국보다 더 맛있다! 싶을 만큼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코리아타운의 맛집들도 모두 좋았지만, 리틀 도쿄에서 먹었던 초밥은 정말 수준급이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LA는 더 천천히 둘러보고, 해변가에 누워 칵테일 한 잔 하며 레이지 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정말 추천하고 싶다.
결국 여행은 단순히 장소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며 그들의 삶 속에 나를 비춰보고, 그 과정에서 작은 깨달음을 얻는 일인 것 같다.
여행은 나를 쉬게 해 주고,나를 대접해 주며,나를 다독여주는 그런 특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더 자존감 있는 나로 단단하게 성장해 갈 수 있는 듯^^
LA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저녁노을은,내 기억 속에서 이문세의 ‘붉은 노을’처럼 오래도록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다.
물론, 굳이 단점을 하나 꼽으라면 극심한 양극화일 것이다. 비버리힐스의 대저택에 사는 사람들부터 LA 중앙역 근처 벤치에서 터줏대감처럼 지내는 노숙인들까지…
서로 너무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 너무 다양한 인종이 함께 살아가지만, 어쩌면 서로에 대한 이해는 제로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서로를 모른 척하며 이방인처럼 살아가는, 전형적인 대도시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렇게 나의 LA 여행은 마무리한다.
언제 다시 가도, 또 다른 나를 만나게 될 것만 같은 그런 도시, 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