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Porto) 와인은 단순한 술이 아닌 시간과 역사의 향기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시는 이탈리아나 프랑스 와인과 달리‘포트 와인(Port Wine)’은 맛부터 초보자 와인입문하시는 분이라면 바로 취향저격^^
‘포트 와인’은 포르투갈의 도우루(Douro) 지방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포도를 발효하는 도중 브랜디를 첨가해서 알코올 도수를 높이고, 당분을 남겨 단맛과 깊은 향을 동시에 지니게 된다. 보통 알코올 도수는 19~22도, 진한 루비색 또는 황금빛을 띠며, 후식용 와인으로 아주 찰떡이다.
주로 독일과 캐나다에서 생산하는 아이스와인은 자연의 추위를 이용해 포도 수분을 얼리고 제거함으로써, 상큼하고 섬세한 단맛(복숭아, 배, 꿀, 꽃향기)을 내는 와인인 반면, 포르투 와인은 강화 와인(fortified wine)이라 브랜디를 넣어 도수를 높이고, 무거운 단맛(견과류, 말린 과일 또는 캐러멜)과 깊은 향이 특징이다. 이뿐만 아니라 보관 가능성도 사실상 브랜디를 넣어서 포르투 와인은 수십 년 이상 보관이 가능하지만 아이스와인은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다.
실제 포트 와인은 포르투 시에서 생산되지 않고 동쪽 내륙지역 도우루 계곡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와인은 도우루 강을 따라 배에 실려 포르투 항구로 운반된 뒤, 이곳의 와인 저장고(카벨라리아스)에서 숙성 및 수출하였기에 자연스럽게 포르투는 포트 와인의 ‘브랜드 중심지’로 자리 잡았고, 세계적으로도 “Port Wine = Porto”로 인식되게 된 것임.
이번 여행중 포르투 와인너리를 어디를 가볼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곳은Taylor’s는 와이너리!!
Taylor’s(테일러스) 와이너리는
포트 와인에만 집중해 온 몇 안 되는 와이너리 중 하나인 포르투 와인너리는 와인 제조 및 숙성과정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으며, 포르투 도심 맞은편인 Vila Nova de Gaia(가이아) 지역의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있어, 도우루강과 리베이라 지역을 내려다보는 멋진 전망은 덤으로^^
와이너리 투어가 시작되니 우와… 이거 역사시간 아닌지? 다행히 한국어로 오디오 가이드가 제공되어서 역사시간을 잘 견딜 수 있었음^^ 역사시간이 지나 오크배럴로 가득한 지하 숙성고로 입장!! 정말 대박이였음.
오래된 오크배럴통이 어찌나 크고 많던지… 압도적인 분위기를 말로 형용할 수가 없네. 포르투 와인의 생산과정을 보여주는 방을 거쳐 테일러드사가 제조하고 있는 여러 가지 향들 전시해 놓은 공간이 특히 나에게는 인상적이었다.와인에 여러 가지 향을 넣어보고 실험해 보며 보다 맛 좋고 사랑받는 향을 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게 절실하게 느껴졌다. 모든 투어가 끝나고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포르투와인 테스팅시간!! 300년 넘은 전통을 자랑하는 빈티지 포트 와인을 직접 마셔보고 테스팅해 보며,특히 담당자분들이 테이블로 오셔서 자세한 설명까지 해주시네. 물론 아이들은 와인대신 포도 주스로 대신하여 짠짠짠도 해주고, 테스팅이 끝나면 와이숍에서 조금은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까지 가능하였다. 야외테라세에서 와인 한잔 더하면 너무 좋겠지만 아이들이 숙소로 돌아가자고 하니 엄마는 조용하게 와인 한 병을 사들고 볼트 택시를 부르심^^ (역시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
Taylor’s는 단지 와인을 파는 곳이 아니라, 와인을 통해 포르투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이야기하는 곳이 아니었나 싶다.
포르투의 와인 문화가 어떻게 수세기에 걸쳐 이어져 왔는지, 그리고 오늘날에도 어떻게 전 세계 여행자들을 감동시키는지 그 이유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고, 달달함과 깊은 향이 묻어나는 테일러스 포르투 와인 테스팅은 와인은 입으로만 마시는 게 아니라 도시전체의 분위기와 함께 천천히 음미하면서 이 도시의 모든 것들이 내 맘속에 그대로 저장되었다.
포르투는 우리가 일상에서 살아가는 속도와는 다르게 좀 느리게 걸어야 제맛이 나는 도시 같다.하루하루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포르투라는 작지만 힙한 이 도시는 나에게 쉼표를 배울 수 있는 아주 귀한 시간이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