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은 16세기쯤 오스만 제국을 방문한 유럽 학자들이 튤립 구근을 가져와서 네덜란드에 소개했고, 식물학자 Carolus Clusius가 튤립의 특성들을 연구하면서 본격적인 재배가 시작됐다고 한다.
튤립 특유의 강렬한 색감 때문에 금방 인기를 끌었고, 17세기 초엔 네덜란드에서 ‘튤립 마니아’가 생길 정도였다고....
튤립 구근 하나 값이 집 한 채 값에 이를 만큼 말도 안 되게 비싸졌다고 하니까 정말 대단했던 듯!
튤립 구근은 저지대의 궂은 날씨에도 잘 버티니까, 네덜란드 상인들한테는 마치 ‘황금알 낳는 거위’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싶다.
실제로 그때 세계 최초의 투기 거품 사건, ‘튤립 버블(Tulip Mania)’도 있었고, 그 단적인 예로 운하 근처 고급 주택 한 채 값이 희귀한 튤립 하나였다고 가이드분이 설명해 주셨다.
튤립 몇 송이로 부자가 될 수도 있었던 시대가 있었다니 당시 유대인 출신들의 네델란드 상인들이 마냥 부러워지네^^
실제로 암스테르담 상인들은 당시에 튤립으로 400% 넘는 수익을 올렸고, 동인도 무역회사를 통해 항해 한번 나가면 막대한 이윤을 챙길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나중에 이런 모든 거품은 꺼졌지만, 튤립은 네덜란드에서 국민꽃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지금도 여전히 엄청난 부를 네덜란드인들에게 가져다주고 있다.
사실 네덜란드는 기후도 튤립 재배에 딱 좋다. 서늘하고 습한 해양성 기후라서 구근 저장하기 좋고, 배수도 잘되고 뿌리도 잘 안썩는 모래토랑 점토토를 발견하고 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튤립은 네덜란드의 국가대표 선수로 등급!!!
넓은 평야에 기계화도 빨리 도입돼서, 19세기쯤엔 튤립이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꽃이 됐고, 20세기에는 과학적 농업기술 덕분에 세계에서 제일 튤립 구근을 많이 수출하는 나라가 되어 부를 축척할 수 있었다.
이쯤 되면 튤립은 그냥 꽃이 아니라, 네덜란드 그 자체를 상징이 되어 버린듯^^
🌷쾨켄호프 튤립 축제
매년 봄, 암스테르담 근교 리세(Lisse)에서는 쾨켄호프 튤립 축제가 열린다. 보통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딱 두 달 정도 열리는데, 이 기간 동안 유럽 전역에서 사람들이 몰려듬.
여긴 유럽의 봄 정원(Garden of Europe)’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데, 무려 700만 송이 넘는 봄꽃들이 만개하며, 규모 진짜 어마어마하다. 베를린부터 700킬로 넘게 아우토반을 타고 달려가는 도중에 아이들 왈... "튤립 보러 꼭 이렇게까지 멀리 가야 해요?" 이러던 아이들이 쾨켄호프에 도착해서 끝이 없이 보이는 튤립을 보더니......"어매이징하네요. 700킬로 넘게 차로 온 이유를 이제 이해했어요." 튤립, 수선화, 히아신스 같은 구근식물이 800종 이상 전시되는데, 매년 테마도 다르고 디자인도 달라서, 이곳은 한 번도 안온 사람은 있어도 한번 온 사람은 없다고 한다.
내가 갔을 땐 정말 관광객이 많았는데, 독일어가 여기저기서 엄청 들려서 신기했다. 관광객 중에 반이상은 독일인 가족들 같았음 😊😊😊 튤립뿐만 아니라 다양한 퍼포먼스나 행사도 있어서, 가족 단위로도 꽤 재밌게 즐길 수 있다. 딱 8주 동안 매년 관광객이 100만 명에서 150만 명 정도가 다녀간다고 한다.
📅 쾨켄호프 축제 정보
- 기간: 3월 중순 ~ 5월 중순 (딱 8주간만 열림)
- 운영 시간: 매일 08:00 ~ 19:30 (입장은 18:00까지)
- 장소: Stationsweg 166A, 2161 AM Lisse, Netherlands
- 입장료: 성인 약 €20 / 어린이 €10 (사전 예약 필수)
- 공식 홈페이지: https://keukenhof.nl
참고: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하고 티켓팅까지 해야지만 입장이 가능.
쾨켄호프는 단순히 꽃만 보는 곳이 아니라, 네덜란드인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어떻게 상업화되었고, 또 이를 현재는 어떻게 개발해 나가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너무 신선한 충격이었다.
튤립, 사람들, 공기, 그 분위기 전부 다 좋았고, 나는 또 갈 의향 200%!!
봄 유럽 여행 계획 중이라면, 진심으로 여기는 한 번쯤 넣어보길 추천해 드립니다 :)
